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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동맹관계 유지는 필수적” | 한미군사관계의 형성과 발전<조성훈 지음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의 안보변천사를 재조명해 볼 때 한미 군사관계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주제 중의 하나다. 국군 건군 과정은 미국의 장비 지원을 제외하고는 설명할 수 없으며, 6·25전쟁이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큰 기여가 있었다는 점도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다. 전후 한반도 안보 질서도 한미 상호 방위조약이라는 기본 토대 위에서 존재해 왔다는 점 또한 공지의 사실이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의 조성훈 박사가 펴낸 ‘한미 군사관계의 형성과 발전’은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한국과 미국 사이의 군사관계 변천 과정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광복 직후 미군의 한반도 진주에서부터 출발, 미국의 국군 창설 지원, 6·25전쟁 과정 중 미국의 지원, 국군 증강 과정에서의 미군 지원, 한미연합사 창설 등 한미연합방위체제 구축, 90년대 이후 한미 군사관계의 발전과 변화를 순차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군사편찬연구소에서 2002년 출간한 ‘한미군사관계사’와 다루는 주제가 비슷하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한미군사관계사’는 건군과 6·25 전쟁기의 한미군사관계, 연합방위체제에 방점을 찍으면서 학술적인 틀을 갖춰 딱딱하게 접근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이번에 출간된 ‘한미군사관계의 형성과 발전’은 전쟁 중 주요 미군 지휘관의 활약상, 미군 전사자와 기념비, 미군의 대민관계 개선 노력 등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보다 부드러운 주제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회고록이나 증언을 다수 인용, 공식적인 문서나 공식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시도한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는 반세기 동안의 양국 군사 관계사를 되돌아본다면 크고 작은 갈등이 없지 않았지만 크게 봐서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기초를 둔 한미 양국의 군사동맹관계는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번영의 든든한 토대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현재 한미 양국은 대내외 정세 변화와 미래 안보환경에 부합하도록 동맹관계를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공동의 과제를 안고 있다. 직접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른 실무적인 문제에서 시작, 보다 큰 틀에서는 세계 차원의 안보 정세 변화 속에 양국이 어떻게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계속되고 있는 시기다. 이 같은 전환기의 시점에서 한미동맹의 역사적 경험을 되돌아보고 이를 토대로 양국이 보다 돈독한 동맹관계를 재정립하는 데 기여하자는 것이 연구소에서 이 책을 발간한 근본 취지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면서 과연 한미군사동맹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 보고 있다. 저자는 ‘국제관계는 인정이나 의리가 아니라 국가이익에 의해 유지 발전된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국익의 관점에서 따져봐도 미국과의 동맹관계 유지는 필수적”이라고 평가한다. 주변국의 부상과 군사력 강화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바로 미국이라는 이야기다. 더구나 ‘북한의 핵무장, 국제적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미 공조가 여전히 절실히 필요하다’는 현실적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 나아가 저자는 방위비 분담이나 주한미군의 역할 등 일부 문제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한미동맹관계는 ‘이탈’이나 ‘해체’가 아닌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 합참의장이었던 피터 페이스 대장이 ‘한미동맹의 변화는 좀 더 균형(better balance)을 찾는 과정’이라고 2006년 언급한 발언 내용은 2000년대 한미동맹의 변화 의미를 정확하게 지적했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2008.11.28 김병륜기자 lyuen@dema.mil.kr> |
[국방일보-2008.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