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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9 06: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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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관리자
제목 : [국방일보]시론-북한의 군사회담 제의 의도
국방일보-논단
시론-북한의 군사회담 제의 의도

지난 1월 25일 이후 단절됐던 남북 군사당국 간 회담이 최근 북한의 군사실무회담 제의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번 제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핵불능화 조치 중단과 핵시설 재가동이라는 새로운 승부수를 던져 놓은 상황에서 제안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가 주목됐다.

일부에서는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북한의 ‘손 내밀기’라며 남북관계 개선의 시발점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10월 2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군사실무회담은 군 당국 간 합의사항 이행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나고 말았다.

남북군사회담의 역사를 보면, 반세기 이상 남과 북은 총 없는 전쟁을 계속해 왔다. 회담을 통해 서로는 핵보다 전쟁보다 더 무서운 남북 간의 깊은 불신과 한계를 확인해야만 했다. 6·25전쟁으로 인한 군사대결과 불신이 회담마저 적대적 의존으로 이용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 결과 군사회담은 다른 분야의 남북회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북한의 일방적인 군사제안에서 벗어나 남북한 쌍방이 군사문제를 협의한 군사회담은 1990년대 초의 ‘남북고위급회담’과 ‘군사분과위원회회담’ 및 ‘핵통제공동위원회회담’을 통해 비로소 성사될 정도였다. 다른 분야의 남북회담보다 약 40년이나 늦어진 셈이다. 그러나 1990년대 초의 군사회담들은 남북고위급회담의 분과회담(sub-committee) 차원에서 이뤄진 것에 불과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개최된 ‘남북국방장관회담’과 ‘남북군사실무회담’, 그리고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야 비로소 남북장관급회담의 분과회담이 아닌 군사문제 전담회담(main-committee)이 추진될 수 있었다. 군사전담회담에서는 ‘철도·도로 연결’과 ‘서해해상 우발충돌방지’ ‘선전중지 및 수단제거’ 등 군사적 신뢰구축과 관련된 합의가 이뤄졌고, 그 합의에 대한 이행이 최초로 이뤄졌다.

하지만 북한은 군사적인 의도보다 군사 외적인 의도로 군사합의를 이행했다. 북측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완화보다는 교류협력의 군사적 지원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이러한 실리를 챙기기 위해 군사합의를 이행한 것이다. 즉 군사전담회담에서 북측은 체제 유지와 경제적 이익이라는 군사 외적인 목표를 위해 남측이 기대하고 있는 군사합의의 이행을 추진한 것이다.

그 결과 군사회담이 분과회담에서 전담회담으로 진전돼 회담으로서의 제도적인 틀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군사분야에서의 합의와 이행에 대한 내용상의 진전은 미흡했다.

따라서 군사전담회담의 이행은 순수 군사분야에서 이뤄진 최초의 이행이었으나, 군사 외적인 실리를 보장받는 범위 내에서 낮은 단계의 군사적 신뢰구축 분야만을 부분적으로 이행한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

이렇듯 북한은 군사회담 때마다 군사 외적인 의도를 갖고 있었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도 남북 간에 합의된 군사현안의 이행문제를 합의하자고 했으나 남측만 강력하게 비난했을 뿐, 남북한 간의 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려는 순수한 의도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남측은 북한핵을 둘러싼 예민한 안보상황에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과의 군사회담 채널을 재개함으로써 군사당국 간 신뢰구축을 위한 합의사항 이행이라는 우리의 의도를 관철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미숙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관 misugi0602@hanmail.net>

[국방일보-200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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