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장군이 6·25전쟁 때 핵무기 사용을 적극 요구했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국방일보 관련기사 7면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상호 박사는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지난 4일 배포를 시작한 군사사 전문 학술지 ‘군사 67호’에 수록된 ‘한국전쟁기 맥아더사령부의 핵 투하 계획’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면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 맥아더는 핵폭탄 26개로 한반도 종말을 기도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지적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수년간 맥아더 동상 문제를 놓고 사회적 대립이 벌어질 때 학계 일부에서는 맥아더가 원자폭탄의 사용을 적극 주장한 인물이라며 비판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는 맥아더 재평가론 논쟁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박사는 “비밀 해제된 미군 내부 자료를 봐도 맥아더가 한반도에 핵무기 사용을 적극 주장했음을 보여주는 문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현재까지 핵폭탄 투하 문제로 맥아더를 비판한 사람들은 자료적 근거도 없이 감정적으로 서술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박사는 나아가 “오히려 맥아더의 극동군사령부 측은 1951년 1월 23일 콜린스 육군참모총장에게 사실상 한반도 내 핵사용에 반대하는 서신을 발송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까지 맥아더의 핵무기 투하 요구설의 근거로 인용돼 왔던 50년 12월 24일자 극동군사령부의 보고서도 전체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의도적으로 오독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박사의 주장은 지난 4월 한국정치학회의 춘계학술대회에서 공개된 적이 있으나 논문으로 정식 제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사 67호’에는 이 밖에도 ‘한국전쟁 당시 중공 개입의 예측 실패에 관한 연구’ 등 6·25전쟁 관련 논문 10편이 수록됐다.
2008.07.07 김병륜기자 lyuen@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