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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자
2006.08.24 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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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3
글쓴이
관리자
제목 : [국방일보]베트남 정글의 영웅들-(32)박종길 소위
베트남 정글의 영웅들 - [군사기획]
[32] 박종길 소위
"강구전투서 용맹 떨친 청룡 영웅"

제2해병여단 2중대 3소대장 박종길 소위는 강구(江口) 전투에서 해병의 영웅 지덕칠과 함께 용맹을 떨친 영웅이다. 해병여단은 미군의 요청에 따라 쭈라이 지역 동쪽 해안 수로를 측량하는 미군 수중탐사반 요원들을 엄호하기 위해 1967년 1월 31일부터 2일간의 작전을 계획했다. 첫날 작전은 2대대가 담당해 순조롭게 마쳤다. 다음날 2월 1일의 작전은 1대대 차례였다. 아침 8시 수색에 앞서 미군 함포를 이용, 탐사가 예정된 쪼모이 강 주변에 1시간 동안 강력한 공격 준비 사격을 실시했다.

이어서 헬기로 이동한 1대대 3개 중대가 강을 따라 착륙해 수색을 시작했다. 출발이 순조로운 것으로 보아 어제에 이어 오늘도 성공적인 작전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의 희망은 너무도 안일한 생각이었음이 곧 확인됐다.문제는 박종길 소위가 지휘하는 2중대 3소대 지역에서 발생했다. 소대가 착륙 후 대열을 정비해 선정된 목표를 향할 때까지만 해도 특이한 징후는 없었다. 그러나 소대가 목표에 진입하자마자 증강된 1개 중대 규모의 베트콩이 벼락 같은 집중 사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소대 전체가 포위망에 갇힌 것을 직감한 박소위는 증원을 요청하면서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적은 소대를 더욱 옥죄기 시작했다. 그때 3소대의 1·2분대장과 전령 등 3명이 전사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3소대의 악전고투가 계속되는 동안 상급부대 지원은 없었다. 포병은 사거리가 미치지 못했고 미군 헬기를 지원받지 못해 병력 이동은 지체되고 있었다.결국 2시간이 지나서야 1중대를 태운 헬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들은 적의 좋은 표적이었다.

적의 대공화기가 불을 뿜기 시작하자 헬기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첫 번째 헬기만 겨우 착륙해 14명이 증원됐지만 위치가 달라 도움이 되지 못했다.이어서 무장헬기 지원 사격이 시작됐지만 적과 너무 근접해 있어 효과적인 지원이 곤란했다. 박소위는 위생 하사관 지덕칠 하사를 1분대장으로, 향도 국중화 하사를 2분대장으로 임명하고 세 번에 걸친 근접 전투를 계속한 끝에 고구마 밭으로 탈출, 1중대 병력과 합류했다. 베트콩의 공격은 계속됐다.

설상가상으로 탄약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최후의 결전을 각오한 박소위는 “이 적만 물리치면 우리는 산다”고 외치며 독전을 계속했다. 때마침 공중을 선회하던 무장헬기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그때를 이용해 소대는 각개 분산해 필사적인 탈출로 800m 서쪽 공동묘지로 뛰쳐나왔다. 아군과 적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그러자 무장헬기가 적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시작했다. 집중 사격을 견디지 못한 베트콩은 분산해 도주하기 시작했다.

박소위는 그 틈을 이용해 인원을 점검하는 한편 부상자를 후송했다. 이때 지덕칠 하사는 자신도 부상당했지만 부상한 전우를 구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며 1분대를 지휘해 안전지대로 탈출하는 수훈을 세웠지만 후송이 늦어지면서 출혈과다로 숨지고 말았다. 전투 결과 1중대 병력을 합해 총 61명 중 18명이 전사하고 11명이 부상했다.정부는 소대를 지휘해 사지를 탈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 박종길 소위에게 을지무공훈장을 수여, 그 공적과 용맹을 치하했다.

<최용호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

[국방일보-200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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