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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20 2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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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제목 : 4월과 전쟁 (국방일보)



제목 : 4월과 전쟁

저자 : 전쟁사부 선임연구원 이종판

수록 : 국방일보, 2003.04.24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이 사실상 종료되고 이제는 북한 핵문제가 국제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다. 북한이 지금까지 주장하던 미국과 직접 상대하겠다는 자세에서 전환해 다자간 대화로 해결하려는 자세는 이라크 전쟁의 효과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대화의 틀은 미국·북한·중국 3자간의 대화로 시작된다. 이들 3자는 모두 6·25전쟁의 휴전협정에 서명한 당사국이다.

北核문제 국제사회 이슈

이는 북한 핵문제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가 1950년 6월25일 발발한 6·25전쟁의 연장선에서 방향성(vector)을 갖고 오늘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3자회담에 한국을 배제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의도는 한국을 비롯, 일본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러시아까지 포함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만큼 한반도 문제가 중요한 국제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다자대화의 범위는 6·25전쟁을 단순히 남북한의 통일 주도권을 둘러싼 내전(內戰)으로 보느냐, 아니면 강대국 냉전(冷戰)의 틀에서 내전으로 발화돼 국제전으로 확대된 국제전적 내전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구의 학자들은 6·25전쟁을 국제전적 내전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라서 국제적 다자의 틀에서 해결하려고 주장할 것이다. 이와 달리 북한은 6·25전쟁이 미국 주도에 의한 북침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미국과 직접 상대하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구소련의 공개문서에서 스탈린·모택동·김일성 3자의 공동모의에 의한 계획된 남침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일성은 1950년 4월(3월30일부터 4월25일까지) 한 달 간을 모스크바에서 체류하면서 세 번에 걸쳐 스탈린과 회담을 갖고 남침승인을 얻어냈다. 여기서 스탈린은 “중국혁명이 성공했으니 다음 관심은 한반도다. 중소동맹을 체결하고 있고 소련도 핵을 갖고 있어 미국 여론도 한반도에 개입하지 말자는 주장이 우세할 것이며, 한반도 해방전투에 중국도 지원할 것이다.

공격은 3단계로 하되 38선 부근에 병력을 집결한 후, 평화통일을 제의하고, 한국이 거부하면 공격을 개시한다.
아시아 정세에 밝은 중국의 지원에 의존하고 소련에는 직접 참전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면서 구체적인 공격계획까지 제시해 김일성의 남침을 승인했다.

일반적으로 전쟁은 선전포고로 개전해 패전국에게 항복을 받고, 전후관리, 전쟁종료의 과정을 거친다. 사실상의 전쟁종료(termination)는 패전국이 항복하는 시점으로 볼 수 있으나 법리적으로는 평화조약(treaty of peace)이 체결되는 시점이다. 그래서 지금 미국은 항복을 받기 위해 후세인을 찾고 있다. 이와 같이 이라크전의 경우는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지만 6·25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내고 삼천리 금수강산 초토화, 38선이 휴전선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또한 전쟁을 하다가 잠시 멈춰 있는 정전(停戰)상태이지 법리적으로 전쟁이 끝난 상태가 아니다.

北, 신뢰의 틀 형성해야

6·25전쟁은 우리 민족 내부의 갈등과 강대국 간의 국제 냉전의 틀에서 김일성이 무력으로 통일하려는 데서 비롯된 민족의 참상이다. 지금은 국제 냉전의 틀은 해소되고 남은 과제는 우리 민족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북한이 민족공조를 내세우면서 다자회담에서 한국을 배제한 것은 모순이다.

북한은 민족공조가 중요하다고 선전공세를 펼 필요 없이 민족·국제공조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남북한은 물론 국제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틀을 형성한 후 6·25전쟁의 법적인 종료라고 할 수 있는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4월은 이라크전이 종료되는 달이면서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가 국제화하는 달이다. 4월의 더욱 중요한 의미는 `1950년의 4월은 스탈린-김일성이 만나 한국전쟁을 결심한 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 이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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