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부사관(당시 하사관이라 칭함) 제도는 건군기 당시부터 존재해 왔다. 현역병에서 선발해 사단 하사관교육대에서 교육 후 하사로 임관했는데, 당시 병장 계급이 없었으므로 주로 일등병에서 충원했다. 그러나 인사관리 측면에서 보면 부사관은 상당 기간 사병의 인사관리와 구분돼 있지 않았다.
전쟁기의 혼란한 상황을 거쳐 비로소 1953년 경력관리를 위해 1년 전 장교에게 부여한 주특기(MOS) 제도를 사병에게 적용했다. 그리고 55년 사병 만기제대에 따라 부사관 확보를 위한 복무자 획득을 시도해 2300명을 획득하기도 했다. 56년 6월에는 부사관 모집에 5000여 명이 응시해 2378명을 선발했으며, 다시 그해 7월에는 사병·민간인으로부터 장기복무자 획득을 위한 인력충원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61년 군 개혁까지 부사관제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
1961년 1군하사관학교(원주), 66년 2군하사관학교(여산), 73년 3군하사관학교(가평)가 창설됐다. 각 하사관학교에서 부사관을 양성해 임용함으로써 부사관 양성과 진급 임용으로 부사관을 획득하게 됐다. 당시 대상자를 중졸 이상으로 제한했는데, 77년부터 모집자격 기준을 고졸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62년 1월 10일 군인사법을 개정해 하·중·상사의 3단계 계급 운영과 45세까지 복무하는 연령 정년 제도를 시행, 부사관의 직업제도화를 실행했다. 이어 67년 3월 1일에는 부사관과 병을 대표하는 주임상사 제도를 제정해 주임상사를 핵심으로 하는 부사관단의 활동지침이 마련됐다.
한편 카투사 부사관 제도는 64년 11월 종래 심사선발 방식과 달리, 선발 기준에 따라 지휘관 재량에 의거 차출토록 개선했다. 그리고 68년 6월에는 부사관의 신속한 전역을 위해 1·2군사령관에게 전역권을 위임했고, 69년부터 각군 사령관 및 진급권 부대장의 지휘관 평가를 반영한 능력 본위의 선발 기준을 적용, 각 부대에서 선발해 진급시킬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67년 4월 1일 사병의 군번관리를 단일화하고 부사관의 권익 신장을 위해 기존 부사관과 신규임용 부사관에 대해 부사관 고유의 신군번으로 변경, 부여했다. 그리하여 종래 6·25 이전에 사용하던 연대 단위 및 사단 단위로 7계단 군번의 53종과 전쟁 이후 교육대·훈련소 단위로 부여한 7계단(혹은 8계단) 97종이, 당시 복무 부사관 4만6000명에게는 80000001번으로, 그리고 67년 1월 1일 이후의 신규 임용자에게는 80050001번부터 연간 1만1000명에게 부여했다.
이러한 부사관 제도에 일대 전기를 마련한 것이 ‘하사관종합발전계획’이었다. 98년 7월 2일 대통령에게 보고된 계획은 현재와 미래의 전장환경에 부합하고 군 전투력 발전에 부응할 수 있는 정예부사관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 군 하부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부사관 획득제도 및 양성, 보수교육 개선, 각종 복제 개정 및 신분명칭 개선 등을 포함한 내용이었다.
2000년 12월 26일 법률 제6290호에 의거, 종래의 ‘하사관’이란 명칭이 ‘부사관’으로 변경됐다. 현재 부사관 제도는 군의 근간을 이루는 전문간부 양성 차원에서 인원의 증원 및 지원제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백기인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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