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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7 09: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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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관리자
제목 : [국방일보]“군사이론 원류 찾는 나침반 됐으면”
국방일보-기타
“군사이론 원류 찾는 나침반 됐으면”
인터뷰-‘한국 전통 병서의 이해 제2권’ 펴낸 군사편찬硏 정해은 박사
“중국의 ‘손자병법’에 대해서는 잘 알면서 우리나라에도 고유의 병서(兵書)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조선시대 병서는 우리나라에도 고유의 군사학 전통이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문화유산입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정해은(사진) 박사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한국 전통 병서 연구자다. 조선시대 무과 급제자 등 조선시대 군사사를 주로 연구해 온 정박사는 최근 우리나라의 전통 병서를 소개하는 ‘한국 전통 병서의 이해 제2권’을 펴냈다. 2004년 펴낸 ‘한국 전통 병서의 이해 제1권’에 이어 4년 만에 후속편을 집필한 것이다.

정박사는 “군사편찬연구소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의 군사문화의 전통 가운데 계승·발전시켜야 할 요소를 찾아내는 일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며 “‘한국 전통 병서의 이해 1·2권’ 간행도 그 같은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오랜 역사 동안 군사이론과 전법을 발전시켜 왔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이 같은 전통 군사학이 계승되지 못하고 사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기원전 춘추전국시대에 간행된 ‘손자병법’ 등 중국의 전통 병서가 지금도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 전통 병서는 안타깝게도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 된 것이 현실이다.

정박사는 “광복 이후 국군이 창설된 이후에도 서구의 군사기술을 서둘러 수용하는 과정에서 전통 병학을 접목시킬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군사사상이나 전법은 이제 서양의 군사이론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가 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이 정박사로 하여금 우리나라의 전통 병서를 소개하는 ‘한국 전통 병서의 이해 1·2권을 집필하게 한 출발점이 됐다.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분야인 만큼 집필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정박사는 “일반적인 한문 지식으로는 풀리지 않는 고유의 전통 군사용어들이 많다”며 “그 탓에 같은 조선시대 책자라도 병서류는 원문 해독이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어떤 병서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일도 난관이었다. 영인본으로 널리 배포되지 않고 유일 필사본으로 남아 있는 책자의 경우 소장처에서 일일이 열람과 복사 허락을 받는 과정을 밟아야 했던 것도 어려움을 배가시켰다.

이번에 간행된 ‘한국 전통 병서의 이해 2권’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조선시대 수군 관련 병서류를 다수 발굴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 후기에 가장 널리 사용된 군사교범인 병학지남의 연구서를 분석한 것도 성과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전통 병서를 소개하는 책자로는 육군본부 군사연구실의 ‘고병서 해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장서각 한국본 해제 군사류’ 정도가 대표적이다. 전자의 경우 이미 발간된 지 수십년이 지난 옛 책이고 후자의 경우는 장서각에 소장된 전통 군사 관련 서적을 소개한 것에 그치고 있어 정박사의 저술과는 구별된다. 결국 우리나라 전통 병서를 단행본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소개한 것은 정박사의 저서가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정박사는 다른 연구자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정박사는 “노영구 국방대 교수가 이 분야를 집중 연구하면서 집필한 논문들이 한국 전통 병서의 이해를 펴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관련 분야 연구자들이 늘어나고 연구가 활성화되면 우리나라 전통 군사사를 이해하는 폭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박사는 한국 전통 병서의 이해가 단순히 우리나라 병서에 대한 정보 전달이나 전문 연구목적으로만 쓴 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딱딱하거나 건조한 전문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전통 병서를 이해할 수 있는 역사교양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데 신경을 썼다는 것.

특히 역사적 흐름 속에서 각 병서의 성격을 부각시키는 점에도 신경을 썼다. 시대에 따른 무기와 전법, 군제의 변천사가 각 시대에 간행된 병서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려 했기 때문이다.

정박사는 이 책이 한국 군사 이론의 원류를 찾아가는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했다. “한국의 병서를 연구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군사사상이나 군사문화를 복원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온고지신의 자세로 전통 병서를 음미해 보면 선현들의 고뇌와 지혜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8.07.17 글=김병륜·사진=김태형기자 lyuen@dema.mil.kr

[국방일보-200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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