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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3 09: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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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관리자
제목 : [국방일보]이순신의 애민정신과 명량해전



제목 : 이순신의 애민정신과 명량해전

저자 : 군사사부 부장 장학근

수록 : 국방일보, 2005.05.30


명량 해전의 승리는 기적이라 할 정도로 신비적 요소가 많다. 그것은 불과 13척의 전선으로 133척이나 되는 일본 함대를 격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량 해전은 ‘이순신의 탁월한 전술로 이룩한 승리였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명량 해전의 승리는 조선 군선 13척이 일본의 선봉 선단 30여 척을 격파하자 배후에 있던 100여 척의 본대가 전투를 포기하고 퇴각한 전투였다. 이 의문을 풀어 줄 단서가 ‘연려실기술’에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이순신은 먼저 주변 300여 척의 피란선에 질서 정연히 물러나 선박을 벌려 바다를 오가게 해 마치 조선 군선으로 보이게 한 후 자신은 전선을 거느리고 적선과 맞서 싸웠다.”

명량 해전 직전까지 이순신이 고민한 것은 조선 수군의 군사력이 일본군에 비해 턱없이 열세하다는 점이었다. 반면 조선 수군이 없다고 판단한 일본 수군이 명량 해협에 도착했을 때 조선 군선 300여 척이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에 당황했다.

일본군이 조선 군선으로 오인한 선박이 바로 피란선들이었다. 피란선의 행동은 혼란스러운 것이 일반적 경향이었으나 이순신의 지시에 따라 ‘배후에서 질서 정연히 바다를 오감으로써 일본군은 그들을 조선 군선으로 오인했다’고 사서(史書)는 기술하고 있다. 피란선을 지휘한 사람은 오익창(吳益昌)이라고 하는 보성의 촌로였다. 그와 이순신 간의 굳건한 인관관계가 맺어진 사연은 다음과 같다.

이순신이 병사들을 집합시켜 훈시하고 있을 때였다. 한 노인이 다가와 “감사합니다. 장군님이 오신 이후 왜적의 약탈이 없어져 고마움의 표시로 겨우 술 한 통 마련해 왔으니 작은 정성으로 여겨 받아 주십시오”라고 간청했다. 노인의 청에 이순신은 훈시를 중단하고 “오늘은 술 마시는 날이다. 모두 술잔을 들고 다시 모여라”라고 외쳤다. 이순신은 냇가로 내려가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술통의 술을 냇물에 부었다. 병사들은 냇물에 흘러가는 술을 보고 못내 아쉬워했다.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이순신이 술잔에 냇물을 채운 후 잔을 들어 올리며 크게 외쳤다. “모두 술잔에 냇물을 채워라. 이 물은 맹물이 아니라 노인이 우리를 믿고 승리를 당부하는 술이다. 자, 모두 술을 마시자.” 병사들 모두 술잔에 냇물을 채웠다. 그때 누가 먼저 외쳤는지 잔을 쳐든 병사들은 모두 “승리! 승리!’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다음 날 벌어진 명량 해전의 승리 이면에는 이와 같은 굳건한 인간관계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순신의 탁월한 전술과 촌로의 술 한 통일망정 감사하는 마음을 병사들과 함께한 이순신의 애민정신이 이룩한 승리가 바로 명량 해전의 승리였다.

〈장학근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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