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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8 11: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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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관리자
제목 : 신년특집/안병한 소장에게 듣는다(전우신문)
제목 : "국내유일의 군사편찬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 다할터"

수록 : 전우신문, 2004년 1월 10일

"신년특집/안병한 소장에게 듣는다 : 국제냉전시대가 끝나고 21세기에는 테러와의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 싯점에서 군사사의 연구 발전을 통한 국가안보는 국민과의 공감대를 넓히게 될것이다. 지난해 12월 군사편찬연구소 제2대 소장으로 취임한 안병한 장군과 대담하게 된 것이다."




1.국방부 직속의 최고 軍事史 연구기관인 군사편찬연구소의 제2대 소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취임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요.

▶저는 군 생활 중 대부분을 군 작전분야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일선부대 지휘관 시절에는 장병 상호간의 인화단결과 부대의 전통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휘통솔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부대원간의 신뢰와 자긍심이 바로 그 부대 발전의 원동력이며, 부대의 단결을 통해 강인한 전투력이 발휘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기 때문입니다. 육군대학총장 재임시에는 군사사적 측면의 다양한 군사 전략가들의 전략이론과 세계전쟁사의 교훈을 통하여 軍史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대 후에도 많은 시간을 군사서적을 탐독하고 있는 차에 군사편찬연구소 제2대 소장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군사편찬연구소장이라는 직책은 저에게는 크나큰 영광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업무의 중차대함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군사사에 대한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주어진 소임을 다하기 위하여 저의 군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군사편찬연구에 모든 열과 성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 연구소는 창설 된지 4년째이지만 이미 1964년도에 전사편찬위원회로 발족하여 몇 차례 개편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40년의 빛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유일의 군사편찬 전문기관입니다. 따라서 그동안에 축적된 군사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원 모두의 창의적인 지혜를 모아 군사연구편찬 활동의 내실을 다져가면서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2. 군 시절 야전군 사단장과 합참작전기획부장, 육군대학총장 등 군 요직을 두루 역임하셨는데 군 역사에 대하여 평소 어떤 생각을 하고 계셨는지요.

역사의 기록은 과거 사실 자체를 단순히 기록?보존하는 것만이 아니라 과거사를 통해 오늘을 알고 미래의 좌표를 설정하기 위한 교훈을 얻는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군 생활에 있어서 한 부대의 긍정적 역사관은 부대 발전의 초석이 되며, 그 부대의 역사가 간직한 전쟁사나 전투사는 승리했거나 패배했던 역사이건 간에 현재의 우리에게 큰 교훈을 제공함으로써 미래의 전략?전술을 수립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선진국에서는 기록물관리기관을 박물관?도서관과 함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는 3대 문화유산의 하나로 중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21세기는 정보화시대입니다. 정보화시대의 핵심은 기록에 의한 정보를 획득하고 축적하여 활용하는데 있습니다. 현대전에 대비하는 우리 군도 이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 연구소의 군사적 기록과 그 자료의 획득 그리고 이를 편찬?연구하는 임무가 그만큼 막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군사편찬연구소의 현안과제와 추진사업에 대하여 한 말씀 부탁합니다.

우리 연구소는 군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관입니다.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부터 세계각지에서 일어난 주요전쟁 뿐만 아니라 한국 고대 전쟁사와 군사에 관련하여 전문적으로 연구편찬하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핵심적인 임무는 국방사 및 군사사, 전쟁사를 연구편찬하고, 군사작전 사료의 조사?연구활동과 관리를 통해 국방정책 구현을 위한 군 역사 편찬연구의 중심적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능별로 세분해 보면, 국방사 분야는 국방의 제반 역사와 국방관련 각분야의 변천사를 편찬하고 있습니다. 전쟁사 분야로는 한국의 고대에서 현대전의 전반적인 전쟁에 관하여 연구편찬하며, 현재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 대한 사료의 발굴 및 수집, 참전자의 증언청취, 공훈록 편찬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전쟁의 재 편찬은 새로운 인식과 발상의 전환으로 기존의 연구성과에 미국,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참전 당사국의 새롭게 공개된 자료와 문헌·증언 등 각종 연구산물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균형있는 한국전쟁사의 완결판을 집대성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해 가고 있습니다.

군사사 분야는 역대 군사사 및 병법서 연구와 병행하여 민족전란사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사연구 분야로 현대사에 대한 민·군관련 사건들에 대한 기록이나 물증확보, 증언청취, 현장조사 등의 조사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군관련 사건사를 집대성하고 관련사건의 지속적인 연구를 위해 자료수집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건의 실체규명을 통하여 체계적인 연구 및 접근방법을 적용함으로써 대국민 신뢰도를 향상시켜 나갈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자료실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관련 4932명의 증언록을 비롯하여 비문 및 특수자료 500여 편을 포함하여 총4만 5731건의 국내자료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또한 군 도서관정보화사업을 통하여 군의 교육기관, 연구기관, 주요 도서관을 전산화하는 군 최초의 전자도서관시스템 운영으로 학술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통합도서관정보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 둔 추진사업으로는 앞서 강조한 바와 같이 한국전쟁사의 균형있는 공간사 편찬을 위하여 외국자료 수집의 다변화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기존의 미국과 일보, 베트남 등의 자료획득은 물론 공산권 국가인 중국, 러시아 수교 이후 그동안 금기시 되어 왔던 새로운 자료들을 확보하는 것은 객관적인 한국전쟁사 재 편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들 나라의 주요연구소/자료보관기관과 전산시스템으로 자료교환시스템을 구축함은 물론 다양한 채널을 통한 자료획득 방안에 두고 있으며, 확보된 우수한 자료는 관심있는 많은 분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국내연구기관,학교기관,사학연구기관 등과 상호연계성을 강화하여 계획적이고 구체적인 자료수집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입니다. 연구편찬의 중점방향 또한 다양한 전쟁사와 군사적 교훈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국방정책/전략수립에 기여하고, 군 장병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과 자기성찰을 고양하는데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4. 급변하는 국내외정세하에서 군 역사를 통하여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군 역사란 곧 軍事史라는 용어와 상통한다고 하겠는데, 오늘날 군사사 분야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각국에서 군사사 연구편찬에 집중적인 투자와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브라이언 본드(Brian Bond)는 군사나 국방문제가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으로 미루어 객관적인 데이터와 엄밀한 실증적 분석을 강조한 바 있는데, 무엇보다 군 역사 연구편찬의 가치는 관념이나 추상성이 아닌 구체적 실증에 기반을 둔 군사와 국방정책 수립을 뒷받침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골간이 된다고 봅니다.

오늘날 사학계에서는 한국의 현대사연구에 있어 전쟁사 연구나 군사연구는 국가의 형성과 발전을 설명하는 결정적인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제 식민지시대를 청산하고 건립된 신생 대한민국에서 전개한 민족정기의 회복과 자주독립정신의 계승은 다름아닌 의병과 광복군의 전통을 잇는 국군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작업이었고, 그 후 국가발전의 한 축으로서 군의 역할은 한국의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최근 현안이 되고 있는 노근리사건을 위시한 과거사 문제나 민간인 피해에 관한 문제 역시 군사사 연구의 중요성을 더욱 증대시켜 주는 현실적인 요구였습니다. 우리 국방부에서 군사연구편찬에 기초를 두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국방정책의 추진과 올바른 민?군관계 정립을 위해 노력한 것이 바로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군사사 연구는 더욱 심화되어 군사작전이나 교리체계의 연구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우리 군이 국민의 군대에서 세계평화유지활동에 이바지하는 국제군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도 현재의 파병과 관련된 제반 역사적 연구 및 정책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이제 우리는 전쟁의 연구가 곧 평화에 대한 연구라는 것을 실감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군 역사의 연구편찬이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다양한 연구방법에 의해 군사분야의 전 영역을 망라한 연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5. 현 시국을 국가안보의 최대 위기라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 지요.

국가와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안보문제를 둘러싼 국론분열은 소모적인 것이고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대간의 갈등이나 이견을 극복하고 국가안보를 함께 걱정하고 힘을 모으는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역사에 흐름 속에서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새로운 것을 시도해가는 자연스런 변화를 추구하는 자세가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성급한 기대나 요구는 공공선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이며, 역사적 인식 위에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 공존하며 점진적으로 사회발전을 이루어가는 가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안보의식은 국민적 통합의 한 지표이며, 자주국방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민적 관심이야말로 현 시국의 다양한 욕구와 우려를 불식시키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6. 지금까지 잊지 않고 지켜 오신 좌우명을 말씀해 주십시요.

취임소감에서도 밝혔듯이 저는 초임장교 시절부터 늘 강조해 온 것이 ‘인화단결’ 이었습니다. 모든 조직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길은 서로 사랑하고 화합하고 이해하고 신뢰하게 되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단결됨으로서 모든 조직과 사회의 안정을 가져오고, 나아가 국가발전을 이룩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군 조직에서 부대원간의 인화야 말로 전쟁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저는 “인화단결이 승리의 요체다”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7.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국가방위의 가장 효율적인 개념은 유비무환의 정신에서 출발하며, 이는 평시전력을 극대화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데 이 역할은 현역과 예비역이 힘을 합하여 담당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현역과 예비역 상호간에 이해의 폭을 넓히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비역들은 현대전에 대비하여 정보화?과학군으로 도약해가면서 완벽한 대비태세를 구축하고 있는 현역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현역들은 건군기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좌우명삼아 無에서 有를 창조했던 예비역 선배들의 노고와 업적 그리고 목숨을 걸고 참전했던 선배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에 대하여 위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상호 이해와 신뢰감을 바탕으로 현역과 예비역간의 조화로운 관계가 회복되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이러한 생각에서 우리 연구소를 운영함에 있어서 예비역들의 높은 경륜과 전략?전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편찬에 활용하고자 합니다. 예컨대 예비역 선배들의 생생한 증언과 군사적 교훈들이 우리 연구소의 연구산물로 생생히 기록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우리 연구소에는 미국 국무부에 획득한 한국전쟁관련자료, 미군이 노획한 북한문서, 한국전쟁 증언자료, 월남전 자료,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종병서 등 타 연구소에서 획득하기 어려운 우수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들을 많은 예비역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 할 생각입니다. 향후 우리 연구소가 예비역 선배여러분들이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하셔서 귀중한 군사 및 전사 자료를 활용하여 값진 산물을 생산하는 군사연구센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전우신문 지면을 통해 저의 취임 소감을 소개해 주신데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날에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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