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언론보도
글번호
i_47000000000054
일 자
2003.07.20 19:56:42
조회수
2193
글쓴이
관리자
제목 : 되돌아보는 11월의 북한대남도발 (국방소식)



제목 : 되돌아보는 11월의 북한대남도발

저자 : 국방사부 선임연구원 백기인

수록 : 국방소식, 2002-11호


해마다 한해를 마무리할 즈음이면 군·경은 그 어느 때보다 ''경계태세''에 비상한 주의를 기울여왔다. 올해도 예외일 수는 없다. 이 시기에 경계근무태세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비단 연말을 맞아 이어지는 각종 모임이나 행사와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 탓만은 아니다. 교리상으로 적의 침투가 통상 해빙기를 지나 녹음기에 집중되고 그 가능성도 높다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지난날의 안보사를 돌이켜보면 북한은 그런 계절환경과 무관하게 연말과 동절기에도 예외없이 도발을 계속해왔음을 주목하게 된다.

6·25전쟁 직전에 북한은 남한 내 혁명역량을 강화시키는 한편, 군이나 사회의 결속을 와해시키고자 공비나 오열에 의한 침투공작을 대대적으로 전개한 바 있다.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그들의 전복기도는 실상 정부수립 직후인 1948년 10월 이후 가속화되었는데, 특히 그해 11월 14일부터 1950년 3월 28일까지 총 10회나 계속된 대대적인 무장공비침투는 신생 국군의 전력을 소진시킬 정도로 심각한 양상이었다.

당시의 대남침투는 녹음기에는 오대산·일월산·용문산 방면으로, 동절기에는 양양 일대를 위시한 동해안지역을 침투루트로 한 것이었다. 120명에 이르는 대규모 무장공비가 출현했던 1968년 동해안 울진·삼척지구의 공비침투 역시 그해 연말에 일어난 일이다.

사실 동절기가 시작되는 늦가을로부터 이듬해의 해빙기까지 북한의 대남도발은 침투경로나 그 양상에 차이가 있었을 뿐 변함이 없었다. 군사정전위원회의 통계에 의하면, 적십자회담이나 7·4공동성명이 발표된 1970년대 남북대화기에도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은 연평균 5,000여회나 되었다. 남북관계의 진전과 상관없이 자행된 그들의 화·전양면전술은 큰 충격이었다. 우리 국민은 북한이 1970년대에 굴착한 3개의 남침용 땅굴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74년 11월 발견된 고랑포 제1땅굴과 이듬해 3월 발결된 철원지역의 제2땅굴, 그리고 1978년 10월에 발견된 판문점 지역의 제3땅굴은 우리에게 분노를 넘어 참담한 비애를 안겨주었다.

문민정부 이후에 야기된 서해교전의 역사 또한 그 무렵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1973년 11월, 북한군은 6회에 걸쳐 서해5도를 침범하고서도 그해에 열린 제346차 군사정전위에서 그곳이 자신들의 영해라고 억지를 썼다. 그후 1980년대의 미얀마 아웅산 묘소 폭발·테러사건은 물론, KAL858기 폭파사건 나아가 김포공항 입구폭파나 김일성 사망관련 대남공작 등은 모두 11월을 전후로 저지른 북한의 만행이었다.

이렇듯 우리의 안보사에서 적의 침투나 땅굴발견이 늦가을로부터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와 관련이 있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녹음기에 주로 육상에 의한 침투가 이루어졌다면, 동절기에는 해상침투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1980년대 이후에는 그 양상이나 방법이 보다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정치적 목적과 연계된 계기적(繼起的) 요인에 의한 도발로 간단없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화해·협력정책의 틈새를 악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음도 그러한 까닭이다.

지금의 안보기상도는 대내적으로 대선 정국으로 향하는 길목에다 최근 제기된 북한의 핵개발문제로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편으로는 정부 차원의 관계개선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민족의 일체감이 크게 진작된 듯 하지만 남북관계에는 여전히 긴장된 줄타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군은 ''국가지대사''인 병(兵)을 충실히 하여 남북관계의 변화를 지탱하는 안전판이자 현실적 평화를 보장하는 버팀목으로서 추호의 방심도 없이 대북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수정 삭제
목록으로
다음글 6·25전쟁- 분위기 바꾼 `울프하운드' 작전 (국방일보)
이전글 .6·25전쟁-6사단의 압록강 진격과 초산전투 (국방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