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미국을 축으로 한 대테러 전쟁은 복잡한 현대 國際戰으로 長期化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다. 러시아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反軍인 北部同盟에 못지않게 미국이 개전을 준비하는
데 큰 공을 들이는 대상이다.
c러시아는 첫째, 아프가니스탄에 9년 이상(79. 12 - 89.
3)을 개입하여 작전을 수행한 경험이 있어 그 곳의 산악 지형전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둘째, 이번 테러분자들의
거점으로서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 타직스탄 등에 대한 영향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c러시아는 제일 먼저 오사마 빈 라덴의 所在에 대하여 보도했으며
이번 테러 재앙의 용의자 2명의 신원을 우즈벡 페르가나 출신일 것이라고 밝히면서 뛰어난 정보력을 과시하고 있다. 더우기
아프가니스탄 주민 중에는 25%의 타직 민족과 10%의 우즈벡 민족이 분포해 있는데 이들 중 1만 5천명 정도가 반군
북부동맹의 핵심 주력부대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은 곧 개시될 미국의 대테러전 수행에 필요한 언어와 지형에 대한 정보를
러시아로부터 충분히 나올 수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미국은 외교와 정보 역량을 총동원하여 러시아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c문제는 미국의 의도대로 러시아가 모든 사안에 순순히 협조에 나서겠느냐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반테러 보복 전쟁을 보는 러시아의 입장이 중요하게 인식될 필요가 있다.
c첫째, 러시아(소련)에게 있어서 아프가니스탄은 자신들의 地政學的
이익을 보장해 줄 요충지이다. 이 지역에서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영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경쟁관계에 있었고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들어오는 마약, 밀수품이 중앙아시아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현실적인
국경 문제가 있다.
c둘째, 러시아에게 있어 아프가니스탄을 위시한 이슬람 국가는 이슬람
원리주의의 수출 진원지로 인식되어 그 폐해를 막아야 하는 입장에 있다. 소련 붕괴후 옐친 ''민주'' 정부가 타직스탄의
내전(92-94)에 ''공산'' 정부를 지지한 이유 중에 하나는 이슬람 원리주의의 억제에 있었다.
c세째, 현단계 러시아가 이슬람 원리주의에 대해 갖는 인식은 결코
종교적 신념의 차이에 따른 갈등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 문제는 헌법적 장치를 통한 러시아 연방국가의 국가적, 민족적
총체성(totality)을 견지할 수 있느냐의 여부와 직결되어 있다.
체츠냐를 불법 무장집단으로 규정하고 무력으로 분리독립운동을 진압한 이유도 바로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을 꾀하는 분리주의자들의
도미노적 확산을 저지하는 데 있었다. 여기에 러시아 민족정책과 근외정책의 핵심이 담겨있다.
c따라서 러시아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요청받고 있는 테러주의자 응징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아프가니스탄 개입 전쟁에서의 전략전술적 경험을 전달하며,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원리주의의 거점
파악과 그 연계고리를 차단하고, 작전 수행시 중앙아시아 내 러시아 항공기지를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 사항에
매우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앞마당''에서 벌어질 ''추한 전쟁''에 어떠한 방식으로 관여하느냐는 것은 러시아로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c러시아는 이미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방어망(MD) 구축에 협조를
부탁받음과 동시에 모종의 협상 조건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그것은 분명 NATO 확산에 대하여 러시아가 직접 가입하던지
혹은 타국의 가입일정을 조정하는 문제와 시베리아 철도 등 경제개발과 관련한 기간산업시설을 현대화할 자금의 지원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체츠냐에 대한 무력진압에 대한 국제적 용인과 복구건설에의 지원 등 러시아로서 긴요불급한 분야에의 지원책을
담고 있을 것이다.
c결국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이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전장으로 하는
첨예한 싸움에 국가이익을 중심으로한 이합집산의 파고에 어떤 방식으로든 휩쓸릴 것이다. 그러나 테러리스트와 그 비호
세력에 대한 전쟁에 러시아는 반테러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자신들의 경험과 입지를 최대의 무기로 하여 러시아 국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싸움 내지 협조에 응하는 방식으로 반대급부를 위한 거래에 나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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