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나당연합군에서부터 조선시대 ‘나선정벌’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연합작전의 사례가 있다.
특히 나당연합군의 작전이나 조명연합군의 왜군 격퇴, 조명연합군의 후금 침공 등은 우리 역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일대 사건이었다.
이처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연합작전의 역사를 분석한 책이 출간됐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의 서인한 박사가 집필한 ‘한국연합작전사’는 전통시대의 연합작전 사례들을 단행본으로 정리한 최초의 연구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삼국시대 여ㆍ제, 나ㆍ제 관계도 연합작전이라는 틀로 분석하거나 여ㆍ원 연합군의 작전을 ‘침공’이라는 용어로 명명하는 등 학계 연구 흐름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
과거나 현재나 자국의 군사력만으로 국가 안보를 유지한 나라는 거의 없다. 전성기의 로마제국이나 페르시아, 당나라 제국도 주변부족이나 중ㆍ소국과 함께 연합작전을 통해 전장에서의 전투력을 극대화시키려 노력했다. 현대에 와서도 마찬가지여서 아무리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미국이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니다.
강대국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중ㆍ소국이라면 연합작전의 필요성은 더욱 높다. 정치적ㆍ외교적ㆍ지리적 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국가의 군사교류협력 관계를 맺고 유사시에는 연합작전을 통해 안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중ㆍ소국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전략이기 때문이다.
지난 수 년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은 국방분야에서 핫 이슈의 하나였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을 통해 새롭고도 효율적인 연합작전 모델을 정착시키는 것은 앞으로도 꾸준히 국방 분야에서 주된 관심 사항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그동안 현역 군인이나 안보 문제 전문가 중에는 한국 전통 역사 속에서의 연합작전 사례를 다룬 단행본이 출간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수천 년 역사 동안 수많은 연합작전의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 역사 속에서 교훈을 찾아보자는 생각 때문이다.
서박사의 ‘한국연합작전사’는 이 같은 독자층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책일 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 속의 연합작전이라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소재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의미 있는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물론 전략 환경과 국제관계의 기본 성격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과거 역사 속 연합작전사의 사례에서 현실에 바로 적용 가능한 직접적 교훈을 찾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전통시대 역사에 기록된 여러 형태의 연합작전을 살펴보다 보면 나른 나라와 동맹을 맺거나 연합해 국가위기를 극복한 선조의 지혜를 발견하고 음미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김병륜 lyuen@dema.kr]